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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공부중/삽십육계

욕금고종(欲擒故縱:16/36계)– 큰 것을 얻기 위해 작은 곳을 풀어준다.

by axles 2025.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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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것을 얻기 위해 작은 것을 풀어준다]는 말을 다시 설명하면, [어떤 것을 억압하려면 반드시 먼저 베풀어 주고, 어떤 것을 사로잡으려고 하면 반드시 놓아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 말을 속되게 표현하면 바로 돼지를 먹여서 살 찌운 다음에 칼을 댄다는 것을 말한다. 그 의미는 이러하다. 다른 사람을 제압하려면 형세가 아직 무르익지 않은 상황에서 반드시 먼저 상대의 욕망을 만족시켜 주고, 기개를 부추겨 주며, 모순을 심화시켜 멸망을 촉진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말을 정치적인 용어로는 [한 발 물러남으로써 전진하고, 억압하려면 먼저 풀어준다]고 한다. 이러한 전략을 이용하려는 사람은 반드시 원대한 전망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다른 사람을 능가하는 인내력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자질구레하거나 중요하지 않는 일을 지나치게 따지거나, 사사건건 이익을 챙기려는 사람은 절대로 이러한 계략을 이용할 수 없고, 이용한다 하더라도 성공할 수 없다.

[욕금고종] 계략은 중국 고대 최초의 응용전략 중의 하나이다. 일찍이 노자는 [장차 빼앗으려면, 반드시 먼저 주어라]라고 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바로 빼앗고 싶으면, 반드시 먼저 상대를 방종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태평천국의 군사 전략가들은 그들의 전투경험을 이렇게 총결했다.

[표획하고 싶다면 먼저 놓아주어라. 급히 몰아치고 싶으면, 부러 늦춰주어라. 그런 다음, 그들이 나태해진 순간 기다려 격퇴하라. 그리하면 승리하지 못할 때가 없을 것이다. 이것은 [요금고종]의 목적이 바로 적이 나태해지기를 기다려 격퇴하는 데 있다는 것을 말한다. , 적을 마비시키고 격퇴하는 것이다.

 

욕금고종
요금고종

 

 의심을 푼 후 몰아친다

 춘추시대 정나라 무공은 지혜가 풍부하고 계략이 많을 뿐만 아니라 무력을 남용하여 전쟁을 일삼는 제후였다. 그는 이웃인 호나라를 쳐 영토를 확대하려고 마음먹고 있었지만, 당시 호나라는  강대한 국가로서 국왕 또한 용맹하고 전쟁에 능하여 항상 변방에서 소동을 일으키고 있었다. 이러한 마당에 무력을 사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당시 호나라의 내부 사정에 대해서 아는 바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침투하는 것도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렇게 무력이나 정치적인 수법을 쓸 수 없을 때, 오직 취할 수 있는 것은 인내력을 가지고 점진적으로 침투하는 전략인데, 정나라 무공은 측근의 한 사람을 파견하여 호나라 최고 조직에 심어 놓았다. 무공은 호나라에 보내 친척관계를 맺고 싶다고 하고, 자기 딸을 호나라 왕에게 시집을 보내겠다고 하였다. 호왕은 이 말을 듣고 대단히 기뻐하며 즉시 이를 수락했다. 이렇게 하여 정나라 무공은 호나라 국왕의 장인이 되었다.  신부는 한 가지 임무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녀는 호나라에 도착하자 온갖 교태와 아양으로 국왕을 미혹시켰다. 호나라 국왕은 밤낮으로 주색에 빠져 방탕한 생활로 조정의 일에 나태해지고, 국가의 대사도 줄곧 버려두고 돌보지 않았다. 무공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 마음속으로 매우 기뻐하였다. 상당한 시일이 지나고 그는 갑자기 고위급 문무관원들을 모아 비밀회의를 열고 어느 방향으로 진공 할 것인가를 의논하였다. 이때 한 대신이 나서 말을 하였다.

[눈앞의 상황을 보건대, 세력을 확장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각국의 제후들은 모두 외부로부터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인접한 국가들 간에 서로 감시해 주고 비상시에는 서로 협조하여 대처하는 등 공수동맹을 맺고 있습니다. 일단 일이 발생되면 그들 간의 단결을 강화시켜 우리를 적으로 삼고 공격해 올 것입니다. 따라서 용이하게 전개할 수 있는 길은 다른 나라와 동맹을 맺지 않은 호나라를 향해 진공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실리를 얻는 것은 물론이고, 명목상으로도  조정을 대신해서 외부의 적을 토벌하여 주위의 국가를 더욱 공고하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공은 이 말을 듣고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대는 호나라 군주가 내 사위라는 사실을 모른단 말이오?]

그 대신은 자신의 의견을 굽히질 않고 호나라를 공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였다. 그리고 특별히 국가의 대사를 사사로이 사위의 정을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였다.  무공은 화를 내며 호되게 그를 질책하였다.

[그런 말을 내뱉다니! 너는 나를 인의도 모르는 인물로 만들려고 하는 게냐? 너는 내 딸이 수절과부가 되기를 바란다 말이지? 네가 다른 사람을 과부로 만들기를 좋아하니, 내 먼저 네 마누라를 그렇게 만들어 주겠다. 여봐라! 이놈을 당장 끌어내어 목을 베어라]

대신이 참수당하였다는 소식은 매우 빠르게 호나라로 전해졌다. 호왕은 더욱더 장인의 인물됨에 감격하였다. 그는 정나라가 다시는 호나라에 대해 말썽을 피우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더욱더 색정과 방탕한 생활에 빠져 들었다. 그리하여 변방의 경계도 소홀해지고, 정나라 정보원도 호나라를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었다. 정나라 무공은 이미 호나라의 내정을 장악하였기에 때가 무르익었다고 생각하여 호나라로 진격하라고 명령하였다. 각 대신들은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대왕! 과거에 호나라를 공격하자고 건의하였다가 참수되었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시간이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호나라를 치라고 하십니까?]

무공은 한바탕 웃고는 수염을 쓰다듬으며 군사들에게 설명했다.

[신들은 전쟁 중에 적을 속이는 전술을 모르오? 이는 더 큰 것을 잡기 위해 먼저 풀어 부는 계책이오. 나는 호나라에 대해서 이미 계책을 생각해 내어 딸자식을 희생하고 그에게 시집을 보냈고 이는 바로 그 나라의 비밀을 염탐하려는 것이었고, 참수한 것도 호왕의 믿음을 더욱 강화하여 방비를 허술하게 한 후, 때가 무르익으면 의외의 일격을 가하여 호나라를 손에 넣으려는 것이었소]

[그렇지만 폐하!]

신하 중 한 사람이 말하였다.

[이렇게 되면 폐하의 딸이 과부가 되는 것이 아닙니까?]

[하하하! 역시 대신의 말이 옳소, 국가대사에 어찌 사사로운 정에 얽매이겠소?]

과연 정나라 군대는 이르는 곳마다 파죽지세의 성가를 올려 호나라 전체를 정나라의 영토로 귀속시켰다. 무공의 사위는 달랑 잘린 머리 하나로 장인을 만나왔다.

 

제갈량이 유비를 사로잡으려고 먼저 놓아주었다

 

제갈량과 유비를 보면, 한 명은 권모술수에 능하고 지략이 뛰어난 사람이고 다른 한 명은 간사하고 사나우며 야심 있는 인물인데 뜻밖에도 정국의 혼란으로 두 사람은 급속히 가까워졌다.  이렇게 제갈량을 만난 유비는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것과 같아서 그를 절대적으로 신임하였다. 이에 제갈량도 확실히 나라를 위해 죽을 때까지 온 힘을 다 바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두 사람 사이에 미묘한 관계가 없지 않았을까?  군주와 신하로서 그들의 돈독한 관계를 생을 다 할 때까지 철저하게 유지하고 합심할 수 있었을까? 제갈량이 남양(南陽)에 은거하고 정국의 발전을 관망하면서 때를 기다리고 있을 때, 이미 그는 자신이 어느 군사집단에도 쉽게 참모로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없어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따라서 제갈량은 궁지에 빠져 있는 왕손의 기미를 가지고 있던 유비와 결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동시에 그물에서 벗어난 유비도 물을 찾고 있는 것을 보고 나서는, 곧 사로잡으려면 먼저 놓아주는 계략을 쓰기로 결심한다. 그는 형세를 잘 조성해 놓은 다음에 오랜 친구인 서서로 하여금 직접 나서서 유비에게 달려가게 했다. 그에게 물 거울 선생(水鏡先生; 물이 물체를 반영하듯 공정한 처지에서 사물을 판단하여 남의 모범이 되는 사람을 비유한다) 론을 펼쳐 명사(名士)를 논하게 하여 떠돌며, 의지할 것이 없는 유비를 와룡강(臥龍崗)으로 데리고 오게 했다. 

그리고 그 지방 전체 사람들을 총동원하여 강(崗) 지방에 살고 있는 나무꾼, 목동, 친구들이 유비 앞에서든, 아니면 뒤에서든 간에 제갈량이 얼마나 얻기 어려운 인재이고 맑은 절개와 높은  인덕을 지니고 있는가를 떠벌리게 했다. 이러한 치켜세우는 수법을 통해 유비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아, 그 후에 세 번을 방문하여 청하는 연극을 연출한 다음에야 비로소 마지못해 산을 내려왔다. 

이것이 제갈량이 유비를 사로잡는 생포술로서, 값이 오를 때를 기다려 파는 수법이다.

그럼 유비는 어떠한가? 그의 생포술은 더욱 예리하다. 유비는 말년에 오나라를 징벌하려다 실패하고 육손에게 혼비백산하도록 쫓겨서, 결국 수치심과 분노로 병을 얻어 몸져눕게 된다.  그러다 자신이 죽으면 유 씨의 왕업은 동요가 일어날 것이 걱정되었다. 그래서 곧 제갈량 앞에서 먼저 애써 눈물 공세를 펼치고 나서 말했다. 나는 승상으로 도움을 얻어 다행히도 제업을 이루었소. 그러나 애석하게도 내 지혜가 비천하여 승상의 권고를 듣지 않아 스스로 패배를 자초하고, 이제 회한의 병을 얻어 조만간에 죽을 지경에 이르렀소. 그런데 태자 아두가 연약하고 무능하여, 부득이 국가의 대사를 승상에게 맡기지 않을 수 없소. 말을 마치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데, 우는 소리는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이 울음은 과연 제갈량의 마음을 감동시켰다. 이어서 유비는 또 제갈량의 손을 잡고 진심으로 말하였다. 내 이제 죽을 것이요. 죽기 전에 내 진심으로 그대에게 말하겠어. 내가 보기에는 승상의 재능은 조비나 손권보다 만 배는 뛰어나오. 그러니 반드시 나라를 안정시키고 마침내 천하통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요.

만약 태자 아두가 보필할 만하면 보필하고, 가르칠 그릇이 못되면 그대가 대신해서 제황에 올라 한나라 황제가 되기를 바라오. 이 한마디가 얼마나 사람을 감동시켰던지 제갈량은 이 말을 듣고 곧 땀이 온몸에 흘러내리고 몸 둘 바를 몰라하며 눈물을 흘리며 절을 하였다. 신이 어찌 있는 힘을 다하여 충절을 바치고, 죽음으로 대를 이어 충성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또한 유비는 특별히 자식들에게 유언을 남겨 제갈량을 아버지처럼 받들도록 분부하였다. 이렇게 하여 제갈량과 그 부하들은 선왕의 극진한 은혜에 감동되어 조금도 제위 탈취의 꿈을 꾸지 않았고, 아두가 조비에게 항복할 때까지 신하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았다. <한기욱 님의 병법 삼십육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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