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모어
[혼수모어]의 뜻은 물을 혼탁해지면 물고기가 잠시 아둔해져 갈 방향을 잃어버리게 되니 그 틈을 타서 물고기를 잡는다는 것이다. 이를 작전에 응용하면 적 내부에 혼란이 발생한 틈을 타, 적의 힘이 박약하고 뚜렷한 견해가 없음을 이용하여 적으로 하여금 나를 따르게 하는 것이다.
동요하고 불안정한 상태에서는 항상 몇 가지 힘이 충돌한다. 나약해진 적이 누구와 연합하고 누구와 대항할 것인지 태도를 확정 짓지 못하고 몽매하여 알아차리지 못할 때, 추호도 망설이지 말고 자연스럽게 적을 제거해야 한다. 병서 <육도 병정 (六韜 兵征)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전군이 여러 번 두려워하면 군심은 안정되지 않는다. 또한 적정을 지나치게 높게 측정하면 그 때문에 마음속으로 두려움을 갖는다. 유언비어가 사방에 퍼지고 거짓말이 곧이 들어 기가 꺾인다. 군령을 두려워하지 않고 장수도 존중하지 않는다. 이러한 모든 것은 겁약의 징조이다.> 병법은 또 말한다.
<이(어, 魚)는 혼전할 때에, 무엇인가를 가리고 취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비가 형주를 얻고 서천을 얻는 것이 바로 이 계인 것이다.>
이른바 <도요새와 조개가 서로 다투자 어부가 이익을 챙긴다>는 말과 같다. 천하를 흐린 물로 만들어 놓고 이익을 챙기고 편리를 도모하여, 아무런 힘을 쓰지 않았는데도 대업이 이루어지게 된다는 뜻이다. 역대로 시대와 장소를 넘어 군사, 정치, 경제 분야에서 이 계를 사용하여 성공한 자는 다 셀 수가 없다.
제나라 환공과 관중
춘추 오패 중에 가장 영향력이 컸던 이는 제나라 환공이다. 환공은 재상 관중의 보좌를 받아 제후들을 호령하는 중원의 맹주가 된 기세등등한 호걸이었다. 제나라는 정변이 나서 군주가 살해당하고 왕의 자리가 비자, 그 두 아들이 그 자리를 탐내었다, 소백은 포숙아가, 규는 관중이라는 뛰어난 재상들이 있었다
이 아들들은 귀국길에 서로 마주쳤고, 관중은 소백을 암살하려다가 미수에 그쳤다. 이에 형세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안 규와 관중은 왕위도 포기한 채 노나라로 숨어 버렸다. 이렇게 하여 소백은 관중과 원수가 되었다. 이후 소백은 제나라의 왕이 되었는데 이가 제나라 환공이다.
비록 뜻은 이루었지만 하나의 응어리가 있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관중이 자기에게 화살을 쏜 것이다. 오래지 않아 환공은 노나라를 공격하였다. 노나라는 제나라의 국력에 미치지를 못하였고 강화를 요청했다. 관중은 제나라로 압송했고 한때 절친했던 포숙아의 도움으로 제나라의 재상으로 발탁된다.
이때 제후국 중 하나인 연나라가 산융이라는 북방의 패왕 나라에 패하고 만다. 연나라는 제나라에 구원병을 요청하였고, 환공은 친히 군대를 이끌고 연나라로 원정을 하였다. 환공은 관중의 도움으로 군대를 북상시켜 산융을 대패시킨다. 자기를 죽이려고 했던 관중을 훌륭한 재상으로 삼는 것도 [물을 흐려서 고기를 잡는]것으로 보아도 된다.
결 론
혼수모어의 사상적 뿌리를 찾아본다면,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1. 병법: 손자병법에는 "병세는 물과 같으니, 물이 높은 곳을 피하고 낮은 곳으로 흐르듯, 군대는 허점을 피하고 실 을 공격해야 한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혼수모어는 이처럼 상황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하고, 약점을 공략하 는 전략적 사고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2. 전국시대의 혼란: 춘추전국시대는 끊임없는 전쟁과 정치적 암투가 벌어지던 시기였습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생존하고 경쟁하기 위해 다양한 계략들이 사용되었고, 혼수모어 역시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발전했을 가능 성이 있습니다.
3. 사상: 도교는 무위자연(無爲自然), 즉 인위적인 행위를 최소화하고 자연의 흐름에 따르는 것을 강조합니다. 혼수 모어는 겉으로는 혼란을 조장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이용하여 자연스럽게 이익을 얻는다 는 점에서 도교 사상과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혼수모어는 특정 사건이나 인물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오랜 역사 속에서 다양한 경험과 사상을 통해 형성된 계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혼란스러운 상황을 이용하여 이익을 얻는다는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양한 문화권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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