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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역사들

[무궁화의 진실] 우리나라 국화가 법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고? (유래와 역사)

by axles 2025.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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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그 속에 담긴 깊은 역사와 의미는 잘 모르는 꽃, 바로 **'무궁화'**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법으로 정해진 국화는 아니지만, 우리 국민 모두의 가슴 속에 '나라꽃'으로 굳건히 자리 잡은 무궁화. 과연 옛사람들은 이 꽃을 어떻게 바라보았고, 우리 민족과는 어떤 인연이 있을까요?

1. 법보다 강한 사랑으로 지켜낸 꽃

많은 분이 무궁화를 법률상 국화로 알고 계시지만, 사실 법으로 지정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무궁화는 자연스럽게 국민의 사랑을 받으며 국화로서의 지위를 얻었습니다. 특히 일제강점기 시절, 무궁화는 단순한 꽃이 아니라 **'저항과 독립의 상징'**이었습니다.

당시 일제는 무궁화가 민족정신을 고취한다 하여 뜰에 심는 것조차 철저히 단속했습니다. 심지어 무궁화로 한반도 지도를 수놓아 벽에 거는 것을 반역죄 취급할 정도였죠. 하지만 우리 국민의 사랑은 막을 수 없었습니다. 독립운동가 남궁억 선생은 무궁화 묘목을 몰래 길러 전국에 나누어주며 민족의 혼을 심기도 했습니다.

2. '군자의 나라'를 수놓은 천리 꽃밭

무궁화의 역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한반도에는 무궁화가 널리 재배되었습니다. 옛사람들은 우리나라를 **'무궁화가 많은 땅'**이라는 뜻으로 '근역(槿域)' 또는 **'근화지향(槿花之鄕)'**이라 불렀습니다.

고대 중국의 지리서인 <산해경>에는 이런 기록이 나옵니다.

"군자의 나라에 무궁화가 많은데,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지더라."

여기서 말하는 군자의 나라는 바로 우리나라를 뜻합니다. 또 다른 고전 <고금기>에도 "군자의 나라는 지방이 천 리인데 무궁화가 많이 피었더라"라는 기록이 있어, 우리 강산 어디서나 만발했던 무궁화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3. 얼굴이 어찌나 예쁜지, 무궁화 같구나

옛사람들은 무궁화를 '아름다움의 대명사'로 여겼습니다. 공자가 즐겨 읽던 <시경>에는 **'안여순화(顔如舜華)'**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이는 "얼굴이 어찌나 예쁜지 마치 무궁화 같다"라는 뜻으로, 무궁화의 소박하면서도 단아한 아름다움을 극찬한 말입니다.

고려 예종 역시 고려를 **'근화향(무궁화의 고향)'**이라 칭하며 이 꽃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습니다. 화려함만을 뽐내는 꽃이 아니라, 볼수록 은은한 매력이 있는 무궁화의 미학을 조상들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죠.

4. 끈기와 실속, 우리 민족을 닮다

무궁화를 우리 민족의 기상과 연결 짓기도 합니다. 무궁화는 초여름부터 가을까지, 꽃이 지면 또 다른 꽃이 피어나기를 반복합니다.

이 끈질긴 생명력에서 우리 민족 특유의 **'자강불식(自强不息: 스스로 힘쓰며 쉬지 않음)'**의 기상이 엿보입니다. '은근과 끈기'로 수많은 국난을 극복해 온 우리의 역사와 참 많이 닮아있지 않나요?

실용적인 면에서도 무궁화는 훌륭합니다.

  • 번식: 파종, 꺾꽂이 등으로 쉽게 번식하며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랍니다.
  • 약재: 꽃, 씨, 껍질, 뿌리 모두 약재로 쓰입니다.
  • 생활: 꽃잎은 차로 마시고, 껍질의 섬유는 고급 종이의 재료가 됩니다.

그야말로 버릴 것 하나 없는 '실속 있는 꽃나무'입니다.

5. 진딧물? 오해와 지혜

"무궁화는 진딧물이 많아서 싫어." 혹시 이런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하지만 여기에는 우리 조상들의 놀라운 지혜가 숨겨져 있습니다.

 

옛 어른들은 일부러 농경지 주변에 무궁화를 심었습니다. 무궁화에 진딧물이 끼면, 이를 잡아먹기 위해 천적인 무당벌레가 모여듭니다. 이 무당벌레들이 무궁화의 진딧물뿐만 아니라 농작물의 해충까지 잡아먹어 자연스럽게 친환경 농사를 가능하게 했던 것입니다. 우리가 단점으로만 여겼던 부분이 사실은 생태계의 순환을 이용한 조상들의 '큰 그림'이었던 셈입니다.


마치며

1948년 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애국가>가 불리며,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구절과 함께 무궁화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오늘 길가에서 우연히 무궁화를 마주친다면, 그 속에 담긴 민족의 아픔과 긍지, 그리고 조상들의 지혜를 한 번쯤 떠올려 주시길 바랍니다. 가장 한국적인 꽃, 무궁화는 곧 우리 자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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